한국의 게임 심의 시스템과 스팀의 충돌

연합뉴스)게임물관리위, 스팀에 공문 보내 성인용 게임 국내 차단

인벤)[이슈] 게임위, "민원 제기된 성인용 게임만 우선적으로 검토"

스팀의 AO등급 게임들 일부가 한국에서 판매 중지가 된 일로 잠시 소란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관위는 민원이 들어왔으니 어쩔 수 없이 할 일을 했을 뿐이고 게임 심의와 컨텐츠 접근에 대한 인식이 외국과 많이 다른 한국에서는 계속 충돌하고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것이다.

스팀의 본진인 미국에서 게임 심의는 업계 간의 약속, 협약일 뿐이다. 콘솔 플랫폼과 원활한 오프라인 유통을 위해 자율규제기관 ESRB 심의에서 AO등급 아래로 등급 책정을 받는 게 필수적이지만 그 쪽 유통에 생각이 없고 웹 사이트, PC 디지털로만 판매할 예정이면 굳이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렇기에 스팀에서는 심의 절차를 안 밟은 미심의 게임들의 판매가 가능했고 그렇기에 방대한 게임 라이브러리를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게임 심의는 필수적이다. 공공기관의 심의가 당연했고 유통 방식에 상관없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스팀은 대한민국에서 용납할 수 없는 존재였지만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대한민국의 규제 시스템은 스팀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덕분에 국내에는 수많은 스팀 이용자가 생겨났고 국내 게임사들도 스팀을 입성하면서 대한민국 게임씬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심의와 규제 시스템 눈에 스팀이 들어왔을 때 너무 늦었으며 스팀에는 단순히 미심의 게임을 넘어 국내 기준으로 등급 거부 판정을 받을 게임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원칙만 따지자면 스팀은 불법사이트로서 접속 차단 처리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얽혀있는 게 너무 많으니까 그런 극단적인 처분은 피하고 싶어한다.

스팀을 비판하는 측은 스팀이 대한민국의 원칙을 수용하면서 운영을 하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스팀이 IARC에 가입하고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자격을 취득한다 하여도 청소년 이용불가 수준의 게임은 게관위를 통해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까놓고 말해 나아지는 건 없다. 스팀이 요구를 다 수용하면 AO등급게임뿐만 아니라 국내 심의 기준 미심의된 청불 수준의 게임들까지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안타깝지만 나는 현재 상태가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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